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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포닥/포닥일상

[미국포닥] 어느새 6개월이 지나있었다.

벌써 4월이 다 지나갔다. 근무 시작한 지 6개월이나 지났다는 사실...!

연구실에서 급여를 받지 않는 visiting scholar 신분이라 (제목에는 포닥이라 썼음)

교수님의 터치가 거의 없어서 그런 지 실험 결과는 거의 못 얻었다.

실험이 자주 실패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주르륵

 

다만, 교수님이 급하게 부탁한, 아니 거의 강제한 리비전 과정에 있는 논문의 추가 실험을 도와줘서 공저자로 논문이 하나 나왔다.

여기 소속으로 affiliation이 찍힌 논문을 과연 낼 수 있을까 걱정 중이던 차였는데 운이 좋았다.

이 논문은 내 연구 분야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UV를 이용한 논문이라 애초에 내가 하게 된 게 이상한 일이긴 하다.

지금은 중국에 가 있는 1 저자 박사님의 악명이 높아 연구실에 있는 학생들이 다 거부하는 바람에 나에게까지 일이 온 것이다.

한국이라면 얄짤없이 학생들이 했겠지만 여기 교수는 학생에게 이런 일까지 강제할 수 없다.

어쨌든 교수님이 오피스에 찾아와서 이 논문에 대해 설명할 때만 해도 이게 무슨 기회냐 기뻐했지만 그래도 3주 정도의 시간은 걸렸다.

1 저자의 행방불명된 연구 노트를 찾는 데 1주일, 필요한 기기/분석 기술 배우는데 1주일, 실험하는 데 1주일 정도 걸렸는데,

 연구실의 실세인 중국인들과 사이가 좋아서 실험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연구 노트 찾으려고 온 실험실을 뒤질 때는 좀 어이가 없긴 했다. 교수님 오피스도 같이 수색했음... 온갖 나라에서 온 기념품으로 채워진 기묘한 오피스...

어쨌든 여차저차 논문은 나왔고 덕분에 매우 어색했던 교수님과의 사이가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하다.

(교수님은 무뚝뚝하고 나는 뚝딱이라 사적인 대화를 한 적이 없다, 둘 다 미국에서 외국인임)

 

교수님이 연구 지도는 별로 안 해주더라도 give and take는 확실하다던 학생들의 말이 맞았다.

실험해준 게 좀 고마웠던 지 본인이 chief editor로 있는 저널에 early career board로 추천해줬는데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

회사에 취업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이런 걸 해도 되나 혼란스럽지만 일단 하라는 건 다하고 있다.

invite 된 리뷰 논문도 한 번 써보라 해서 OK 하고 주는 연구 주제도 OK하고 나란 인간 visiting scholar가 아니라 그냥 학생 같다.

솔직히 연구 잘 돼가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서 돈 안 받는 게 이렇게 다행일 수가 없다.

돈 받는 포닥이었다면 엄청 푸시했겠지?포닥은 돈을 많이 줘야 하니까 애초에 포닥을 잘 안 뽑다는 말을 듣고 나서 그럼 막상 뽑은 포닥은 얼마나 굴릴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학교에 greater's ice cream 트럭이 와서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나눠주고 갔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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