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사 6개월 근무 후기(경력직)
올해 1월 1일 입사했으니까 삼성전자 글앤총에서 일한 지 벌써 6개월이 되었다.
https://ygkblog.tistory.com/50
아직 삼린이지만 근무 소감 같은 걸 남기고 싶어서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나는 박사 경력직 입사에 비교적 소수인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어서 많은 삼성인들과는 생각이 다를 지도 모르지만 자기 점검 느낌으로 솔직하게 쓰려고 한다.
근무 환경
꽤 좋다. 화성 사업장 안에 있는 큰 라인의 사무 공간에서 일하는데 입사하면 최신 노트북+모니터 2개를 줘서 일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보안 문제 때문에 파일이나 서류를 외부로 보낼 때 많이 까다롭지만 spotfire, python 등 필요한 프로그램 사용이 가능해서 좋다.
따로 신청하면 훨씬 성능이 좋은 워크스테이션 제공해주는 걸로 알고 있다.
셔틀버스가 정말 잘 되어있다.
나는 동탄 살아서 그런지 아침에 20분마다 셔틀이 있다. 우등버스도 많음!!
대부분 셔틀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자차는 잘 안타는 걸로 알고 있다. 주차하기도 빡쏌.
아침/점심/저녁을 다 준다.
테이크아웃 메뉴가 있고 식당 메뉴가 있는데 식당 메뉴 점심에는 4개 이상이고 테이크아웃 메뉴들은 편의점 급이다.
오래 다닌 사람들은 질린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단백질/샐러드가 많아서 건강 챙기는 사람들은 매우 만족해한다.나는 단백질 음료 맨날 챙김.룰이 있어서 테이크아웃 무한대는 아닌데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
근태
입사하고 당황한 점은 근무 시간 조정이 꽤 자유롭다는 점이다.
당연히 법정 근무시간 1일 8시간을 채워야하는 건 맞지만 출퇴근이 자유로운 편이다.
적게 근무한 날의 근무시간은 다른 날에 채우면 된다. 한달 기준으로만 채우면 되니까!
현장에 많이 나가는 부서는 보통 암묵적으로 아침 일찍 출근하지만 우리 팀은 자기가 알아서 오는 편이다.
다들 일찍 퇴근하려고 9시 전에 오긴 하는데 사정이 있으면 좀 늦게 와도 된다.
한달에 한번 회사 안나와도 되는 새로운 정책을 시작했는데 근무시간 8시간을 나머지 날에 채워야하는 부담감은 있지만 항상 야근하는 사람들은 연차 아낄 수 있어서 좋아할 것 같다.
조직 문화
일단 호칭을 이름으로 불러서 좋다.
그룹장 급부터 직함으로 부르고 그 외에는 거의 다 이름+님으로 부른다.
내가 일하는 팀은 서로 원래 알던 사이 아니면 반말을 안 쓰고 다 존댓말을 쓴다.
조직 문화 좋게 하는 담당자도 있고 그래서 심한 말 하는 사람 아직 한 명도 못 봤다.
오히려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사과하는 건 봤음...
다른 부서에는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던데 우리 연구소는 정말 없다.
가끔 조직강화 활동으로 요리도 만들러 가고 영화도 보고 레크리에이션도 하고 별걸 다한다.
솔직히 이런 거 할 때 너무 재밌음...
술 강요도 없고 회식 강제 참여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회식하면 놀 수 있어 좋아하는 분위기...?
연구소 특성상 수평적인 조직 문화인데, 다른 부서는 장담할 수 없다.
오래 근무하신 분들이 많은 곳이나 안전이 중요한 부서는 조직 문화가 상당히 수직적일 수도 있다.
마무리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 내가 과연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종종 들긴 한다.
그러나 상사이신 분이 워낙 따듯하신 분이라 열심히 한다면 몇 번 미끄러져도 이해해 주실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이제는 더 이상 하이브레인넷도 들어가지 않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현타가 와서 이직을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때 되면 실적이 없어서 갈 곳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싶다. 연령대가 낮아서 오래 일하지 못하는 회사인가 걱정도 되고 쓸데없이 연차 인정을 많이 받아서 압박감이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